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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서의 아침 - 유럽배낭여행 첫째 날. 런던이 뭐하는 곳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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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고단한 여행길이다.
어제 밤에 런던의 야경을 보러 가려고 했는데..
조금만 누웠다가 바로 나가려고 했는데...

버릇은 개도 못준다더니 영국에서조차 10시간 잤다...
외국까지 나와서 우리집보다 더 편하게 잤다. ㅋㅋㅋㅋ

확실히 어제 좀 무리하긴 한 것 같다.
평생 이렇게 많이 걸어본 적도 참 오랜만인 것 같다.


내가 길치라는 것을 세삼스럽게 또다시 알게된다.
운전면허증은 평생가도 딸 필요는 없겠다.
네비게이션이 있어봤자 귀가 먹어서 뭐라 하는지도 모르니..

지금 묵고있는 곳은 한인민박이다.
런던아이는 나가자마자 길만 쭉 따라가면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길만 쭉 따라갔다.

런던눈은 개뿔... 막다른 골목이다...
숙소에서 10분거리라는 런던아이까지 가는데 1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래 여행은 바로 이 맛이지.. 하며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
지도를 펴고 나침반도 보는, 뭔가 있어보이는 그런 여행자가 되었다.

그런데.... 나침반의 N 이 남쪽?..북쪽..?.. 어?....
바로 뒷 블럭에 있다는 St. James Park를 찾는데 또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여행 안내 책자에서는 정확히 바로 뒤에 보이는 블럭이라고 쓰여있다.
그런데 내가 어디를 보고 서있을 줄 알고 뒷 블럭이래...
내가 하늘을 보고 누워있으면 뒷 블럭은 지하냐???


여행책자 따위 필요없다. 현지인에게 물어보면 그만 아닌가.
지도를 펼쳐보이며, 원어민 발음으로
Wher is this? 라고 물어보니, here 하며 지도에 찍어준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손가락으로 가르치며, 또다시 원어민 발음으로
How can I go to this? 라고 하니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 OK?....

이...이렇게... 안 친절해도 돼는데...
그...그냥 소...손가락으로 방향만 가르쳐 주면 되는데....
뭐라는거야 이 아저씨가....

4~5번을 물어본 뒤에야 드디어 버킹엄 궁전을 찾았다.
다행히 이제 막 근위병 교대식을 시작하고 있다.


근위병 교대식을 보고 다시 St. James Park 로 갔다.
역시 자유분방한 도시.. 대낮부터 뻐드러 자고 있네...


가난한 배낭족인 나는 길거리 좌판대에서 파는
핫도그에 콜라를 사서 최대한 아름다운 여성 옆에서 먹었다.


역시나 길을 헤매고 헤맨 끝에 도착한 내셔널 갤러리 앞에서는
계단에 앉아 늦은 점심을 먹는 직장인들이 허다했고
광장에는 온갖 공연과 볼거리들이 충분했다.



하루종일 길을 헤맨 끝에 내린 결론은...
에라 모르겠다. 그냥 무작정 걷자!!

마켓에도 들어가보고 길거리 공연도 보면서
무작정 걷다가 쉬었다가를 반복하며 런던의 향기에 취해가고 있었다.


골목에 숨어 담배를 피고 있을 때,
누군가가 라이타 플리즈를 외치며 성큼 다가온다.

훗... 역시 세계 어디를 가나 담배친구만한게 없지. ㅋㅋㅋ
관광객들을 상대로 자전거를 태워주는.
머리 안감은지 한달은 족히 돼보이는 그와 잠시 얘기를 나누며
사진을 부탁하니 흔쾌히 허락해준다.


하루 종일 거리 사진만을 찍던 내게 갑자기 드는 생각.
풍경 사진은 어떻게 찍어도 다 똑같아 보인다.
그래! 영국 사람들을 무작정 찍어보자!!


이 때부터 무작정 사람들에게 다가가 사진 좀 찍자고 했다. ㅋㅋ
한 번은 건장한 흑인에게 찍어도 돼냐고 했다가 눈을 부라린다..
나랑 눈싸움 하자고? ㅋㅋㅋㅋ 훗...ㅋㅋ

I'm Sorry..... _ _ 
바로 깔았다...

쫀게 아니다. UFC 챔피언 같이 생겼다. 존중한거다.


레스토랑에서 나와 잠시 담배를 피고 있는 영국 아가씨에게 다가가
May I take a picture of you?   Why?
You are so beautiful !!
    OK!
예쁘다는 말에 장사 없네... ㅋㅋㅋㅋ 역시 여자다....


유난히 눈이 너무 아름답던 그녀..
아... 내가 런던에만 살았어도 어떻게.. 해보...?.. 응?...


이리저리 정처없이 걷다가 보니,
잡지 모델 같은 선남 선녀들이 대낮부터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다.

역시 뒤도 안돌아보고 다가가 사진 좀 찍자고 했다.
처음엔 당황하더니 너무 행복해보인다고 너~~무 아름답다고 하니 또 OK 다 ㅋㅋㅋ
영국사람들은 칭찬에 약하다.


죄송합니다.. 내 사진 실력이 이래요..
나중에 포토샵이라도 좀 해야겠네요...


역시 자연스러운게 더 낫네 ㅋㅋㅋ

잘생긴 문신남이 메일로 좀 보내주라고 해서 받아적고,
해가 질 때까지 아무 생각없이 걷다 쉬다 또 걸었다.


결국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발바닥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또 다시 옷도 안 갈아입고 다운.....

영국에서는 신사의 도시답게 스웨이드 구두를 신어야한다는
개똥같은 나만의 철학으로 인해 내 발만 고생이다.
계속 걷다보니 발바닥부터 무릎까지 감각이 없다.
그래서 오늘은 운동화 신을 꺼냐고?.. 훗.. 구두 신을꺼다..


지금은 수첩에다 일기를 쓰는 대신 실시간 포스팅으로
사진 수정도 제대로 못한채 닥치는대로 그냥 쓰고 있지만,
나중에는 사진도 정리해서 제대로된 여행기를 써봐야겠다.

일어나서 씻고 아침을 먹으면서 포스팅질 하는 지금은 오전 10시다.
여행 실시간 포스팅이라.. 은근히 중독되고 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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